다발성골수종 질환을 겪고 있는 울 엄마는 6개월 간의 항암 집중 치료 후 기적처럼 호전되어 현재는 집에서 일반 약만 복용하며 3개월 마다 정기검진을 받고 있다. 특히 다발성골수종은 완치가 없는 질환으로 재발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꾸준하고 세심한 관리가 중요하다. 현재 엄마의 상태는 항암치료 후 근력이 다 소실되어 거동이 어렵고 몸무게도 이전보다 약 20킬로그램이나 빠져 계신다. 평생 요린이로 살아왔던 내가 어쩌다보니 엄마를 보살피게 되어 완전히 잃어버린 엄마의 입맛과 건강을 되찾아드리려고 고군분투하고 있다.
2022년 3월 24일 엄마를 위한 오늘의 밥상
소고기무국, 두부소세지부침&김치볶음, 시금치나물, 오이지무침, 양파장아찌, 오이고추&쌈장, 샐러드
나의 원픽 레시피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는 <소고기무국>
국이 없으면 식사를 못하시는 울 엄마. 그런 엄마가 내 어렸을 적 기억으로는, 끼니마다 국을 찾던 아빠를 이해하지 못해 매번 투덜대면서 국을 끓이셨었다. 그런데 이제 나이가 들고보니 목이 막혀 국없이는 밥한술 넘기기가 힘들단다. 이젠 내가 엄마의 뒤를 이어 매번 무슨 국을 하냐고 투덜거리고 있는데, 그때마다 엄마는 두말없이 소고기무국을 말씀하신다.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으니 그냥 고아내듯이 끼니마다 주면 된다고. 그래서 엄마 레시피대로 끓이기 시작한 게 여러번이어서 이제 소고기무국은 눈감고도 한다. 아래 레시피는 울 엄마 레시피다.
1. 소고기(한우양지 200g)와 무(가급적 제주무, 반토막, 나박썰기)를 물 1.5리터와 함께 끓인다.
2. 물이 한번 확 끓으면 다진마늘 1수저와 국간장 2수저, 천일염 반수저를 넣는다.
3. 무가 투명해질 정도로 약불로 30-40분 정도 더 끓인 후 송송 썬 대파 한 대(두주먹 정도의 양)를 넣고 마무리하면 끝! 혹시 싱거우면 천일염으로 간을 한다.
다시 또 해먹고 싶은 <두부소세지부침&김치볶음>
단백질 영양보충을 위해 엄마가 어떻게든 드실 수 있도록 요리해드리는 식재료가 바로 두부와 계란이다. 두부는 김치국, 된장국 등 각종 국에 꼭 넣어드리고, 때로는 그냥 푹 삶아서 간장이나 초고추장에 찍어드시게도 한다. 계란은 후라이나 찜도 해드리고 국이나 심지어 라면에도 넣어드린다. 그래도 뜸하게 계란을 먹는다 싶으면 아침, 저녁으로 그대로 삶아드린다. 오늘은 마땅한 일품요리도 없고 그래서 좀더 정성스러운 방법으로 두 재료를 섞어봤다. 두부에 소금간 살짝하고 부침가루와 계란을 묻혀 부쳐드렸더니 일품요리 부럽지 않다. 크기도 엄마가 한입에 드실 수 있도록 좀더 작게 잘라서 부쳤는데 아기자기하니 보기도 좋다. 부치는 김에 내가 먹으려고 산 옛날소세지도 함께 부쳤다. 역시 엄마도 나처럼 아기 입맛이라 잘 드셨다. 함께 곁들인 김치볶음은 이제 달인이 되어서 들기름과 설탕, 대파 정도를 활용해서 후딱 만들어냈다. 별거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지난번에 이미 올린 글이 있으니 아래 이전글보기로 찾아들어가면 내가 만드는 법이 나와있다.
이전 글보기 [김치볶음 만드는 법]
엄마를 위한 밥상 8(라면, 김치볶음, 유부초밥 외)
다발성골수종 질환을 겪고 있는 울 엄마는 6개월 간의 항암 집중 치료 후 기적처럼 호전되어 현재는 집에서 일반 약만 복용하며 3개월 마다 정기검진을 받고 있다. 특히 다발성골수종은 완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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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고 담백한 시금치 그대로의 맛 <시금치 나물무침>
가급적 나물을 많이 무쳐드리려고 노력하는데, 그래도 좀 쉽게 무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시금치나물이다. 사람들마다 멸치액젖이나 까나리액젖, 또는 참치액젖이나 국간장 등으로 간을 하고, 마무리도 사람들마다 다 달라서 들기름이나 참기름, 또는 아무것도 쓰지 않고 참깨만 뿌려서 마무리짓기도 하던데 나는 어차피 엄마가 먹을 무침이라 울엄마 레시피를 그대로 따르기로 했다. 그래서 나의 시금치나물 원픽레시피는 울 엄마 레시피다. 오늘따라 엄마한테 전수받은 레시피가 많군^^
1. 시금치를 다듬는다. 이 때 머리부분이 영양가가 많으므로 잘라버리지 말고, 큰 잎들만 떼어낸 후 잘 씻어서 같이 사용한다. 그래야 완성된 나물 모양도 좋다.
2. 시금치를 살짝 데치기 위해 냄비에 소금 한스푼을 넣고 물을 끓인다.
3. 물이 끓으면 뚜껑을 연채 시금치를 꾹꾹 눌러 넣고 물에 들어간 시금치나물 아래 위를 바꿔주면서 약 30초동안 빨리 데친다.
4. 파랗게 데친 나물을 꺼내서 그대로 식힌다. 대부분 이때 찬물로 씻어내던데 나는 수돗물로 씻어내는게 왠지 찜찜해서 젖가락으로 뒤척이면서 뜨거운 김을 빨리 날려 식히기만 한다.
5. 미지근하게 식은 나물을 손으로 쭉 짜서 물기를 없앤다.
6. 적당히 물기가 빠지면 천일염 반 수저, 송송 다진 대파 한 주먹, 깨 한스푼, 참기름 한스푼을 넣고 가볍게 무쳐내면 끝! 좀 싱거우면 또 천일염으로만 간한다.
그 외 오늘의 반찬 관련 이전글 보기 [오이지무침, 양파장아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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