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발성골수종 질환을 겪고 있는 울 엄마는 현재 뭐든 잘 드셔야만 할 상황이다. 특히 항암치료 후 근력이 다 소실되어 거동이 어렵고 몸무게도 이전보다 약 20킬로그램이나 빠지셨다. 평생 요린이로 살아왔던 내가 평소 입맛이 없으신 엄마를 위해 입맛을 다시 찾아드리려는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
2022년 2월 23일 항암치료 중인 엄마를 위한 오늘의 밥상
동태찌개, 삼치구이, 홍가리비찜, 오이무침, 양파버섯볶음, 메추리알장조림, 단무지, 샐러드

오늘 특별히 새롭게 해본 음식은 동태찌개와 삼치구이, 홍가리비찜이다. 평소 입맛이 없으셔서 특별히 드시고 싶은 메뉴를 말씀하지 않던 엄마가 어제 문득 동태찌개를 먹고 싶다 하셔서 어제 밤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일부러 홈플러스 가서 재료를 구입해왔다.
운이 좋아서 생선판매 매장을 관리하는 매니저님을 만나게 됐는데 삼치랑 가리비가 매우 좋다며 세일까지 들어가니 꼭 사가라고 하셔서 덥석 사게된 결과, 오늘은 그야말로 해산물 대잔치였다. 어찌나 싱싱하고 맛있던지 식사시간 내내 엄마랑 추천해준 매니저님께 감사의 마음을 보냈다. 특히 요즘 제철이라는 홍가리비찜이 그렇게 맛있는 줄을 평생 처음 알았다.
그리고 동태찌개도 처음 해봤는데 식당에서 사먹는 것보다 훨씬 감칠맛이 났다. 내가 참고한 레시피 대로 꼭 만들어서 드셔보시라. 결코 후회하시지 않으리라.
나의 원픽레시피
동태찌개: 유튜브채널 <엄마의손맛> https://www.youtube.com/watch?v=9AWzJwUhFzk
----> 역시나 동태찌개 역시 엄마의 손맛을 벗어날 수 없다. 동태 다듬고 씻는 것부터 조리법까지 그대로 따라했다. 동태찌개에는 마지막에 넣어 팔팔 끓여 먹는 두부가 일품이라길래 먹음직스럽게 보이려고 좀 크게 썰었다. 맛, 비쥬얼 모두 완전 성공! 다음 번엔 이번 성공을 계기로 이보은님의 동태탕 레시피도 한번 도전해보려고 한다. 여러 레시피를 찾아봤는데 이 두 채널의 레시피가 가장 끌렸었다. 참, 동태가 그렇게 싼 식재료인지 처음 알았다. 요즘 시세로 이천원 대에 큰 러시아산 동태를 구입할 수 있다.

삼치구이: 워낙 마트에서 잘 손질되어 나와서 어제 사오자마자 깨끗이 씻은 후 먹을 만큼씩만 소분해서 천일염을 한 숟갈씩 뿌려뒀다. 오늘 그대로 굽기만 했는데 간이 딱 맞아서 따로 찍어먹을 소스도 전혀 필요치 않았다. 역시 싱싱한 삼치 그 자체가 훌륭한 요리였다. 어찌나 부드럽고 크고 담백하던지 손이 계속 갔다. 어제 산 삼치가 매우 큰 놈이어서 아직도 냉동실에는 세끼니 분량이 더 남아있다. 다음 번엔 조림을 새롭게 해볼까 생각하고 있다.
홍가리비찜: 지금이 딱 홍가리비 철이라 살짝 찌기만 해도 맛과 영양이 보장되는 일품요리가 된단다. 엄마가 평생 처음 먹어보는 것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않고 드셨는데 그 맛에 홀딱 반하셨다. 지금도 그 부드러운 맛이 입안에서 맴돌고 있는 듯 하다. 어쩌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이 가리비찜 때문에 엄청 맛있었던 동태찌개와 삼치구이가 그 존재감을 잃어버릴 정도였다. 가리비는 이물질이 꽤 많아서 솔로 하나씩 씻어줬고 30분 이상 소금물에 담가 해감을 시켰다. 10분 정도만 살짝 쪄도 나 잡숴라 하면서 입을 떡 벌린다. 이때 찌는 물에 소주를 5숟갈 정도를 함께 넣어주면 비린내를 제거해준다 해서 나도 그렇게 했더랬다.
여튼 오늘도 요린이 답지 않은 실력을 발휘하며 하루 잘 먹고 잘 살았다.
그외 밑반찬이었던 오이무침, 메추리알장조림, 샐러드 등은 아래 링크해놓은 블로그 내용(관련글 보기)을 참고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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