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항암 1차-3주차] 2023년 10월 17일의 기록
- 지난 9월 27일(수) 선항암 1차 시작: 키트루다+파클리탁셀+카보플라틴 투여
- 지난 10월 4일(수) 파클리탁셀만 투여
- 지난 10월 11일(수) 파클리탁셀만 투여, 머리를 밀다
지난 10월 11일 선항암 1차 중 세번째로 항암제인 파클릭탁셀을 맞았다.
주사하기에 앞서 아침 일찍 병원에 가서 채혈을 했고, 그로부터 2시간 후 의사선생님을 만나뵙고 항암제 투약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항암제 투약 가능여부를 따지는데 중요한 수치인 호중구 수치가 전 주에 14,000대에서 다행히 5,000대로 내려왔다고 말씀해주셨다.
그리고 2주 전에 검사했던 겨드랑이 조직검사도 다행히 전이되지 않은 것으로 판명이 났다. 불행중 다행이다.
여튼 그 전 주 증상이었던 설사와 얼굴 지루성피부염을 말씀드렸더니 해열진통제와 구내염예방약 외에 지사제를 따로 처방해주셨고, 피부과로 바로 협진을 넣어주셔서 지루성피부염을 완화시키는 엘리델과 제로이드 인텐시브 크림도 처방받아왔다.
다음주에 맞게 될 키트루다+파클리탁셀+카보플라틴 3종 세트는 사람에 따라선 입원해서 맞지만, 나는 그냥 통원이 편해서 일찍 가서 맞겠다고 말씀드렸다. 실손보험이 있는 환자들은 보험처리를 위해 입원을 해서 맞는다고 하는데 나는 실손도 없는 상황이라 굳이 입원까지 해야되나 싶어 일단 통원을 하기로 결정했다.
항암제를 맞은 당일 날은 역시 몸이 좋지 않았다. 다음주에 3종 세트를 맞아야 하는데 혹시 너무 힘들면 3차 부터는 그냥 입원해서 맞는 것도 고려해볼 참이다.
일단 눈 주위가 부어오르면서 독이 잔뜩 몸에 들어온 듯 피곤함이 몰려든다. 주사 맞을 때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푹 잤는데 집에 와서도 그냥 눕고만 싶었다. 그래도 정신을 차리고 미용실로 갔다.
머리를 완전히 밀었다.
삼중음성유방암 환자 선배들이 써놓은 글을 보면 한결같이 14일의 법칙을 얘기했다. 14일이 지나면 우수수 머리카락이 떨어진다고. 그 때까지는 모두 자신이 항암에 의한 탈모부작용이 없는 1-2%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역시 나도 똑같았다^^ 나도 13일까지는 머리카락이 단단히 붙어있어서 안빠지는 줄 알았다. 그런데 역시 정확히 14일째인 세번째 파클리탁셀을 맞으러 가는날 머리를 감는데 빠지는 머리카락 때문에 환장할 지경이었다.
감당이 안될 정도로 머리카락이 뽑혀져 나왔다. 머리를 말릴 때는 머리카락이 사방팔방으로 튀어서 욕실 타일에 다닥다닥 징그럽게 붙어있는 걸 보고 아, 빨리 가서 머리를 밀어야되겠다고 결심했더랬다.
그래서 병원을 다녀오고난 후 바로 내 단골 미용실인 다정동 ABC미용실로 갔는데 다행히 따뜻한 미용사 선생님을 만나서 아프지 않게 조심조심 머리도 깎고 또 덤으로 위로와 격려까지 듬뿍 받고 왔다. 정말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여튼 다른 분들은 머리를 밀 때 찔끔 눈물이 났다는데 나는 그냥 어색한 내 얼굴에 웃음이 절로 났다. 어색해서 함께 간 동생에게 합장을 하고 '성불하십시오~'라고 장난 반 진담 반 농담을 건냈다. 그날 항암비니도 구입했는데 아직도 쓰는 게 영 어색하다.
선항암 1차-3주차였던 지난 주 증상을 공유해보겠다.
1. 설사와 묽은 변이 계속 됐다. 의사선생님이 지사제를 처방해주셨는데 이전 주 처럼 그렇게 심하지는 않아서 약을 먹어야될 지 말아야될 지 좀 헷갈리는 정도였다. 여튼 결국 1주일 동안 처방해주신 지사제 복용은 하지 않았다.
2. 입맛이 없다. 그렇다고 뭘 잘 못 먹는 것도 아니고 때가 되면 또 뭐든 잘 먹고 있다. 다만 싱거운 것을 먹는 게 고역이고 좀 짜고 자극적인 게 먹기가 수월한 듯하다. 그래도 그런 걸 먹으면 안된다는 생각은 있어서 자제 중이다. 항암하는 동안 밀가루는 쳐다보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빵이 먹고 싶을 때는 그냥 사다 먹는다.
3. 그보다 소화불량 증상이 심하다. 주사한 후 3일 후 갑자기 맑은 순두국이 먹고 싶어 단백질 보충도 할겸 맛집을 찾아갔는데 역시 맛있어서 과식을 했더니 그날 사달이 났다. 밤이 되자 체기가 느껴졌고 결국 먹은 것을 다 토해내고 말았다. 술먹고 토해본 적은 있어도 그저 과식했다고 토해본 건 난생 처음이라 당황스러웠다. 여튼 그날 이후 죽이나 미음 위주로 식사하고 있다. 계속 소화가 잘 안돼서 먹은 것도 없는데 얼굴 특히 눈 주변이 계속 부어있다.
4. 얼굴 지루성피부염에 이어 배에 두드러기가 심하게 나타났다. 지난주 얼굴 지루성피부염은 피부과 협진으로 약을 받아와서 좀 누그러졌는데 갑자기 배 주변과 사타구니 주변, 발등으로 두드러기가 잔뜩 올라와 간지러워 힘들었다. 다행히 집에 이전에 두드러기 났을 때 썼던 더모타손 스테로이드 연고가 있어서 발랐더니 좀 나아졌다.
5. 두피염 증상도 나타났다. 머리를 민 두피에도 앞 뒤로 빨간 반점들이 올라오는 것 같아 두피염마저 생기는 게 아닌가 걱정이다.
6. 주사맞은 첫날은 눈 주위가 유독 심하게 부어있다. 파클리탁셀 알러지인가 걱정될 정도. 노안인지는 모르겠는데 유독 침침한 것 같고 시력도 확 떨어진 것 같다. 안과도 가봐야할까?
이번주는 아주 항암 부작용 종합세트를 겪고 있는 기분이다.
▼삼중음성유방암 치료 전과정 요약일지는 아래 글을 참고하셔요. 계속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습니다.
[삼중음성유방암 치료후기] 유방암 멍울 발견부터 치료전과정 요약 일지 정리(2023/08/24~현재)
유방암 멍울을 발견한 후부터 뭔가 조급하고 분주하긴 한데 뭐부터 해야할 지 막연했다. 주위 사람들은 가급적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글들을 찾아보지 말라고 했지만, 나는 그렇게 손놓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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