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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일지

금연 1일, 2일, 3일차 금단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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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작스럽게 금연을 시작했다.

 

그동안 여러번 금연을 다짐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는데, 코로나19로 집에 갇히게 되어 이번이 기회다 싶었다. 그래도 여전히 나 자신을 믿을 수 없었다. 단기간 금연이야 여러번 시도했던 터라 하루이틀 성공했다고 드디어 금연을 시작했다고 공공연히 말하기가 민망스럽지 않았겠는가. 근데... 이제 어느덧 3일째다. 또 한편 이곳에 아예 공언을 해버리면 앞으로의 금연성공에 보탬이 되지 않을까 기대를 갖게 되었다.

 

내 흡연경력은...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해로부터는 벌써 30년이 되었고, 중간에 2년 정도 금연성공 경험이 있으니 오롯한 흡연경력만 따지자면 28년차가 맞겠다. 금연을 했다가 다시 핀 지는 약 4년 정도 된 듯하다. 그래도 한번 장기 금연 성공을 했던 경험이 있어서 뭐 쉽게 또 금연의지만 다진다면 새롭게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약간의 자만심도 있었다. 근데 그건 정말 오산이었다. 오히려 내게 닥칠 지독한 금단증상을 잘 알기에 쉽게 다시 금연에 나설 수가 없는게 아닌가. 재금연이 더욱 어려운 이유다.

 

여튼 나는 장기 흡연으로 인한 잦은 기침과 찌든 냄새, 주변 눈치보며 펴야하는 고역과 건강을 해치는데 한달 십여만원을 꼬박꼬박 투자하고 있다는 게 용납이 되지 않았다. 그래도 스트레스를 차분히 날려주는 그 한 순간의 유혹과 니코틴이 주는 중독의 달콤함 때문에 매번 담배에 무릎을 꿇어야했다. 뭔가 큰 의지를 가지고 시작하면 늘 패배의 쓴 맛이 더 강하게 날 짓눌렀다.

 

그래서 이번엔 그냥 의지고 뭐고 아무 생각없이 갑작스럽게 그냥 딱 끊었다.

 

지난 3일동안 내 관심사는 이전에 한번 장기 금연성공을 했을 때 내가 겪었던 그 증상이 그대로 또 재현되고 있는가였다. 그 당시 금단증상을 잘 기록해서 보존해놓았더라면 비교할 수 있어서 성공적인 재금연에 도움이 됐을 텐데 그 기록이 없다는게 아쉽다. 여튼 지난 3일동안의 금단증상은 내가 기억하는 이전의 금단증상과 상당히 유사한 점이 있다.

 

 

1. 잦은 마른 기침은 첫 날부터 지금까지 여전하다.

근데 3일째가 된 오늘 좀 달라진 게 있다면 조금은 습해진 큰 가래를 뱉어내고 있다는 것. 물론 경험칙상 이건 좋은 현상이다. 평소 기도를 막았던 타르, 가래를 없애는 거라니까. 예전엔 거뭇거뭇한 가래가 몇일 계속되다 멎었었는데, 이번엔 그냥 허연 질퍽한 가래만 뱉어내고 있다. 여튼 잦은 기침엔 물이 좋다 하니 평소보다 물을 많이 마시고 있다.

 

2. 내 금단증상에서 가장 힘든 건 어깨결림이다.

마치 장기 마취가 풀린 것처럼 첫날 담배가 다시 심하게 끌렸던 때부터 어깨가 욱신거렸는데, 그 어깨결림이 있을 때마다 또 여지없이 담배가 끌린다. 그럴 땐 수면을 취하면 또 아무렇지 않게 좋아진다. 여튼 지난 3일동안 어깨결림->흡연욕구->졸림->수면->잠시 좋아짐->어깨결림->흡연욕구->졸림->수면->잠시 좋아짐을 계속 반복하고 있다.

 

3. 코막힘을 느꼈다가 3일째 갑자기 코가 뚫렸다.

첫날 둘쨋날 코막힘 때문에 짜증이 많이 났다. 그러다가 점차 코 속으로 바람이 너무 많이 지나다녀서 코 안이 헌 것처럼 살짝 쓰라린 느낌이었는데 오늘 3일째가 되니 갑자기 코가 뻥 뚫렸다. 물론 또 가끔씩 막힌다. 그럼 또 코는 물론 흉부까지 답답해서 조이는 느낌까지 있다. 이럴 땐 방법이 없다. 그냥 계속 코를 풀어야 한다.

 

4. 이틀째 약한 치아통증을 느꼈다.

3일째인 오늘은 덜하긴 한데 어제는 갑자기 치아통증을 느꼈다. 이 통증 역시 마취가 풀려서 느껴지는게 아닐까 생각했다. 민감해져서 그런가 입 속에서 약간 먼지나 쇠 맛 같은 역겨운 맛도 느껴진다. 이럴 땐 그냥 흡연욕구도 잊을 겸 수시 가벼운 칫솔질도 방법인 듯하다.

 

5. 약 2시간 꼴로 찾아드는 흡연욕구는 그냥 숙명이다.

어찌어찌 그래도 3일동안 잘 버텼다. 그래도 지금은 집에 홀로 있으니 흡연욕구가 찾아올 때마다 그냥 침대에 몸을 눕히고 한 숨 자고 있다. 그럼 또 언제 그랬냐는듯 흡연욕구를 살짝 잊게 된다. 잠을 많이 자게 되서 피부가 좋아지는 건가?

 

6. 변비도 역시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금단증상 중에 하나가 변비라는데 역시 이번에도 어김없이 변비가 시작됐다. 유산균을 먹고 있는데도 3일째 변비다 이러면 몸이 붓고 살이 찌게 되는데... 이에 대한 축적된 경험이 있어서 이번에는 아예 금연 시작과 함께 일찌감치 1일 1식 도전과 병행하고 있다. 물론, 그게 쉽지는 않다. 어제는 너무나 단게 당겨서 베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패밀리 한통을 거덜내는 식탐을 부렸다. 오늘도 1일1식을 하긴 했으나, 역시나 뭔가 계속 씹고 싶어서 과자 한 통을 또 거덜냈다.

 

7. 금연을 하니 커피가 더욱 당긴다.

중독에 대한 보상으로 대체제를 찾는가 보다. 담배피우느라 밖을 헤맸던 수만큼 커피를 마시고 있다. 하루 다섯잔 이상을 마시는 것 같다. 자꾸 졸리니까 더 찾는다. 어떤 이는 금연할 때 가급적 커피를 마시지 말라하는데 나는 커피까지 딱 끊어버리면 삶을 그냥 놔버릴 것 같아서 그건 도저히 못하겠다. 그래도 내일부터는 의식적으로라도 2-3잔으로 줄여봐야겠다.

 

당분간 금연이 완전히 성공할 때까지 금연일지를 계속 써보려고 한다. 누군가 함께 금연을 실천하고 있는 분들과도 내 경험을 공유하면서 함께 이겨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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